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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뉴스

2023년 다시 돌아온 요우커

아생정 2023. 4. 9. 18:30

 
호주를 찾은 중국의 단체 여행객(출처: 바이두)
 
요우커(游客)는 원래 ‘관광객’을 의미하는 중국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인 여행객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고 고가 물품을 많이 구입하는 요우커들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 관광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의 길었던 코로나 방역 정책이 끝나고, 2023년 3월 11일을 기준으로 중국의 관광비자 또한 발급이 재개되었다. 코로나로 주춤했던 이들의 해외관광이 다시 시작되었다.
 
중국 여행의 발전사
 
2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중국인은 해외여행을 떠나기 어려웠다. 해외 거주 중인 가족과 친구를 방문하는 것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오던 해외여행은 1997년부터 단계적으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된 후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무엇보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큰 씀씀이로 유명하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19년까지 중국은 여행객 수와 해외여행 지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큰 손’이었다. 
 
2016년 발표된 코트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1억 2,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5년 연속 세계 최대 여행객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중국인 해외 여행객 규모는 2011년을 기점으로 미국을 넘어섰으며, 2015년 전 세계 해외여행 인구(11억 8,400만 명)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중국 해외 여행객 규모
자료: 중국 국가여유국(中华人民共和国国家旅游局))
 
2019년 중국 국가 여유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이 주로 향하는 상위 10개 지역은 태국, 일본, 대만, 베트남,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러시아 순이었다. 2019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 요우커는 총 600만 명이며, 한국을 방문한 모든 여행객의 약 35%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인 칭링(清零)을 유지하며 자국민을 포함한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긴 격리를 요구하고 해외 단체 여행을 금지하였다. 이에 지난 3년간 중국인 해외 여행객은 보기 힘들었다. 
 
요우커의 특징
 
중국의 해외여행을 이끄는 세대는 밀레니엄 세대(千禧一代, Millennial Generation)와 여성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1980년 이후 태어나 2000년대 들어 성인이 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중국에서는 흔히 ‘80후(后)’ 세대라고도 부른다. 이들은 기성세대보다 교육 수준과 소비성향이 높고, 외국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열망을 지니고 있다. 또한 중국의 강력한 ‘여성파워’가 관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61.8%를 차지하는 여성 비율은 중국 여성들의 높은 경제적인 독립성, 감성적인 소비성향과 왕성한 소비 욕구를 반영한다. 이들은 여행지에서 쇼핑을 많이 하고, 고가의 제품을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광지에서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들고 많은 물건을 구매하는 중국인 여행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경복궁의 중국 단체 관광객들(출처: 네이버)
 
요우커라고 하면 깃발을 든 가이드를 앞세우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시끌벅적한 단체관광객의 모습부터 떠오른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으로 여행지를 찾는 중국인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여행연구원에서 2019년 발표한 ‘글로벌자유여행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이 선호하는 해외 자유여행 국가는 상위 10개 국가는 일본,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터키, 몰디브, 한국, 호주, 필리핀 순이다. 중국여행연구원은 중국의 2선, 3선 도시의 공항에 국제선 노선이 증가하고, 비자 업무 환경이 개선되었으며,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여 해외 자유 여행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리오프닝과 세계 여행업계에 대한 영향
 
선전(深圳)의 바오안(宝安) 국제공항(출처: 바이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끝나고 리오프닝 이후 아시아 주요 도시의 호텔 가격이 치솟고 있다. 관광업계의 큰손인 중국인이 리오프닝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을 시작하면서 호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 기반을 둔 동남아 1위 여행예약업체인 트레블로카(traveloka)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평균 호텔 요금은 작년 이후 최근까지 10% 이상 상승했다. 트레블로카는 “중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은 도시의 호텔 요금은 45% 이상 올랐다”면서 “특히 방콕의 호텔 요금은 70% 이상 올라 1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도 4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6일부터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스위스 등 60개국을 대상으로 자국인의 단체여행과 패키지 상품 업무 재개를 허가했다.
 
한편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다소 늦은 2월 11일부터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했고, 3월에서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의무를 해제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아직 자국인 단체 여행 가능 국가에 한국을 포함하지 않아 현재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 여행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계 관광기구는 2023년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의 80∼95%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세계 관광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높아지면서 가까운 여행지를 선호하거나, 여행 기간을 단축하려는 움직임이 관광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지 못했던 전 세계 여행객들과 중국인 여행객들의 여행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다. 리오프닝 이후 다시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떠날 중국인들이 전 세계 여행 업계에 어떤 춘풍을 불러올지 기대된다.